<CLK> 정비 - 기름탱크 누유 잡기.

2020. 3. 6. 03:11갈색/혜성

사실 이 문제를 제일 먼저 잡았어야 했는데.... 말이에요. 

 

이리저리 우선순위에 치이다가, 이제서야 잡았습니다.

 

https://www.db-forum.de/threads/clk-w208-geht-aus-problem.30051/page-2

오늘은, 위 그림에서 23번 이야기입니다. 이름은 Fuel Pump Sensor Seal Gasket Ring.

 

2018년 8월, 새는걸 처음으로 인식.

어.. 사실 이 문제가 이렇게 쉽게 해결이 될 줄 몰랐어요. 일단 저기 어딘가에서 기름이 새는건 확실한데, 대체 어디까지가 앗세이인지, 어디 부품이 문제인지 감이 안 왔거든요. 분명 위 사진 동그란 부품  어딘가에서 새긴 하는데, 금속 링에서 새는지, 아니면 저 호스 부분에서 새는지, 아니면 저 동그란 부분을 갈아야 하는지....

 

대충 찾아보니 연료탱크 문제는 아닐 것 같고, 결국 저 부품 어딘가겠구나 하면서 부품을 찾아 봅니다.

 

Fuel sender unit, 품번은 202 470 39 41. 가격은... 대충 17만원 정도 하나요? 네...ㅋㅋㅋㅋㅋ 그리고 저 부품은 두 개 들어갑니다. 그 돈이면 그 당시에 제 차에 할 수 있는게 너무 많았죠. 고민을 좀 하다가, 샵 사장님한테 물어봤습니다. 이하 대화.

 

절연) 사장님 요거 이상태로 타면 불나요?

사장님) 아니 이정도 쪼끔 새면 불은 안 날걸? 새도 달리는 도중에 다 증발할거야

절연) 오 알겠습니다 희희

 

......그리고 한동안 미니 소화기만 차에 놔두고 다니다가, 1년 반이 지난 지금에서야 다시 부품을 찾아봤습니다.  왜 가스켓이 따로 안 나오고 앗세이인거야 투덜투덜 하면서요.

 

https://www.autozone.com/repairguides/Mercedes-Benz-Cars-2000-05/Fuel-Level-Sending-Unit/Removal-Installation/_/P-0996b43f803842f1

그런데 어라, 이베이에 부품을 주문하기 전에 습관처럼 구글 이미지 검색을 해 봤는데, 뭔가 가스켓처럼 보이는게 있습니다. 사진상 89/2, shaped seal 말이에요. 에이 설마 하면서 'Fuel sender unit GASKET' 을 붙여서 검색해보니

 

BGM : 베토벤 9번 4악장 'ode to joy'

역시 벤느님은 저를 저버리지 않았습니다. 그래요 인간적으로 저정도 가격의 부품이면 오링은 따로 나와줘야죠. 연료탱크 오링, 실링, 가스켓, 뭐라고 하던 바로 그 제품. 'Fuel pump sensor seal gasket ring', A202 997 06 45.

 

품번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제품은 w208 clk뿐만 아니라 w202 c클래스에도 사용 가능합니다.

 

센타에서 사버림. 신성모터스 스릉흡느드

품번 알았으니 이제 구해봐야죠. 처음에는 이베이에서 다 땡겨오려고 했는데, 막상 부품을 사기 시작하니 이베이에서 살 일이 없습니다. 일단 한국에 사설 부품상들이 너어무 잘 되어있고, 또 레드오션이라서 웬만한 부품들은 가격들이 다 고만고만해요. 즉 눈탱이를 칠 일이 별로 없습니다. 개중에 하나 고르셔서 사셔도 되고, 부품 살 때마다 몇군데에 가격 알아보고 사셔도 돼요. 

저는 개인적으로 명차닷컴(파츠너)를 사용합니다. 일단 사이트가 조회하기 편하게 되어있고, 동일 부품에 대해서 제조사별로 라인업이 많아요. 제일 중요한 건 국내에 재고가 없는 부품같은 경우에는 해외주문을 넣어준다는 점, 그리고 그 때에도 배송비가 추가되지 않는다는 점. 심지어 물품 가격도 이베이랑 별로 차이가 안 날 경우가 많습니다.

 

근데 이번엔 센터에서 삼. ㅋ 왜냐면 명차 가격은 만팔천원이었고, 센터 가격은 만삼천원이었거든요. 택배비 4천원 안 드는건 덤.

 

외제차 부품들을 볼 때에, 가끔 무슨 사대주의자마냥 '직구가 싸다!' 하면서 국내는 독과점이 어떻느니 거품이 어떻느니 하시는 분들도 계십니다만, 사실 구할 수 있으면 & 해외에서 특히 싸게 팔지 않는다면 국내서 구하는게 웬만하면 더 저렴합니다. 개인이 하나씩 에어로 떠오는거랑, 부품상이 운송업체랑 계약 맺고 한번에 가져오는거랑 배송비에서 벌써 차이가 나잖아요.

그리고, 센터가 생각보다 저렴합니다. 정확히는 생각보다 비싸지 않아요. 뭐라 해도 걔들은 벤츠만 파는 곳이잖아요. 그리고, 전용 부품 - 플라스틱 사출물 같은 것들- 은 오히려 센터가 가성비가 넘칠 때도 있습니다. 폐차장에선 귀하다고 비싸게 부르는 부품들, 일이만원 더 보태면 센터에서 새거 사요. 국내에 없는 부품들은 독일에서 항공으로 땡겨다가 스티커도 안 뗀 새 부품을 일주일도 안 되어서 손에 챡 쥐어줍니다. 부품 받고 라운지 올라가서 이쁜 아가씨가 타주는 커피도 마시고, 백발이 희끗한 아저씨들 사이에서 안마의자도 좀 땡기고 하다가 나올 수도 있구요. 물론 ABS 모듈같은 복잡한 부품들은 존나게 비싸니까, 서드파티 부품들 써야죠...

 

 

잡설이 길었습니다. 

 

주황색이 오실 분, 검은색이 가실 분.

집 근처 정비소에 가서 맡겨봅니다. 오링이 색이 다르네요. 뭔가 재질에 변화가 있었을까요? 아무튼, 가실분, 오실분 체크.

 

새 부품 장착. 사진만으로도 벌써 탱글탱글하네여. 히히!

w202/w208은 요즘 차와 다르게 연료 라인이 실내가 아닌 실외로 빠집니다. 덕분에 문제가 생겨도 차 안에서는 기름냄새가 안나요. 헤헤

 

조타.

장착 완료.

 

왜 저기서 연료가 샜을까 생각을 해 봤는데, 부품의 노후화 이외에도 제 손에 들어오기 전에 오랜 시간동안 기름 없이 세워둔게 문제가 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조수석쪽보다 운전석쪽에서 기름이 더 많이 샜는데, 이 차는 운전석쪽 탱크가 먼저 비워지고 그 뒤에 조수석쪽 탱크가 비워지는 구조 같더라구요. 연료게이지가 반 이하로 떨어졌을때 기름 냄새가 확실히 덜 났거든요.

 

즉, 오랜 시간동안 연료 탱크가 비어있는 동안 오링이 삭았고, 그중에 비어진 기간이 더 길었던 운전석쪽 탱크의 오링이 상태가 더 안 좋았기 때문에 누유도 더 심하지 않았을까.. 하는 가설을 세워봅니다. 근데 뭐 맞겠죠. 

 

가타카나를 '하이오쿠' 라고 읽는거 이번에 처음 알았습니다. 난 무슨 브랜드 명인줄..

문제 해결했으니 시원하게 고급유 만땅 주유.

 w208의 연료탱크 용량은 62리터입니다. 일부러 기름이 거의 없는 상태에서 오링을 교환했고, 주유 경고등이 뜬 상태에서 기름을 넣으니 57리터가 들어가네요. 대충 연비 계산하면 경고등 뜨고 50키로까지는 탈 수 있다는 이야기. 시내면 30키로정도 탈 수 있겠네요.

 

뽀송뽀송

모처럼 고급유 다시 넣었으니 한 20km정도 드라이브하고 귀가 후 사진을 찍어봅니다. 역시 벤츠는 고급유 넣어야 하네요. 매뉴얼상 권장 휘발유는 RON 95 이상이고, 국내 일반유는 RON 93~94 정도 나온다 합니다. 이 이야기는 나중에 이야기를 좀 더 해 보구요.

 

평소같았으면 주유한 뒤 주차하면 뒷바퀴 앞쪽에서 기름 냄새가 났는데, 냄새도 안 날 뿐더러 핸드폰을 아래로 넣어서 찍어보니 흐른 자국도 안 보이네요. 아, 그리고 간헐적으로 뒷 시트 아래에서 들렸던 '삐이융~ 흐으응~' 하는 소리도 안 들립니다. 처음에는 연료 펌프가 미쳤나보네 하면서 연료필터&펌프를 갈았었는데요. 지금 생각해보니 기밀 유지가 잘 안 되면서 나는 소리였나 싶네요.

사진상 보이는 반원형의 부품은 퓨얼 센딩 유닛을 감싸는 커버입니다. 연료 호스가 차 바닥에 그대로 노출되면 위험하니까 덮어둔거겠죠. 예전에는 저기 모서리 부분이 촉촉하게 젖어있고 그랬습니다.

 

퓨얼 센딩 유닛 가스켓(오링) 만삼천원*2=26,000원

교환 공임 3만원

 

5만 6천원에 문제 해결 완료. 햐 이렇게 쉽게 끝날것을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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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3.9 업데이트.

 

? 연비 무엇?

풀탱크 이후 143키로 탔는데 기름이 잘 줄지를 않네요. 지금까지는 정말로 기름을 길에 뿌리고 다녔나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