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들' 번호판 교체.

2022. 1. 16. 00:48갈색/혜성

한동안 블로그를 놓고 있었습니다. 

 

몸도 안 좋아지고, 일은 바쁘고 해서 블로그를 들어올 짬이 안 났어요. 다음 주쯤에 휴가를 좀 길게 가져볼까 했는데 그마저도 힘들 것 같고, 다다음주쯤에는... 좀 쉴 수 있을까 싶은데 연휴 전 월말이니 또 바빠지겠지요. 아이고 세상에.

 

강제 이직(이라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만)을 당하면서도 내심 쉬는 시간이 되지 않을까 기대를 했었는데, 빠진 시간 이상으로 일정이 더해져서 딱히 한가로워지진 않았습니다. A가 한가하면 B가 바쁘고 A가 바쁘면 B는 여전히 바쁘고.(?)

 

투정이 길었습니다. 

 

작년 여름부터 마음만 먹어왔던 일들을 해가 넘어서야 끝마쳤습니다.

 

 

이번 포스팅의 주제는, 구질구질한 번호판 바꾸기 위한 삽질기.

 

 

제 차는 앞번호판은 길고, 뒷번호판은 짧은 이른바 혼합 규격 번호판이 달려 있습니다. 

 

 

보통 r171은 이렇게 긴 번호판을 달 수 있게 되어있어요. 위아래 사진을 보고 어 뭔가 이상한데?라고 생각하셨다면 당신은 저보다 눈썰미가 좋은겁니다. 전 못 찾았었거든요. 후....

 

 

번호판 규격 변경에 대한 포스팅은 네이버에 많이 있으니 참고해보시면 되고, 저도 그것들을 따라서 먼저 번호판 가드를 센터에서 구매했습니다. 앞 번호판용 가드는 그냥 민무늬고, 뒷번호판 가드는 벤쓰의 슬로건이 적혀 있어요. 이왕 적는 거 원판으로 다스 베스테 오더 니흐츠 Das Beste oder nichts 적어주면 더 간지도 날 텐데 굳이 영어로 적더라구요. 

 

두 개 해서 만 팔천 얼마 정도 줬습니다. 앞 번호판 가드도 유럽 생산품이었어요. 막 Tüv 인증 적혀있고 그랬음. 오픈마켓에서 보이는 벤츠 마크 찍어놓고 세트에 삼만 얼마 부르는 사제품들보다 그냥 센터 가서 사는 게 더 쌉니다. 

 

 

나돜ㅋㅋㅋ긴 번호판ㅋㅋㅋㅋ하면서 신나게 규격 변경 신청서 떼러 가려다가 혹시나 해서 트렁크에 대보니까 전혀 맞지가 않네요. 국내 정식 수입차량들은 유럽에서 넘어와서 긴 번호판이 달려있는 거고, 제 차는 미국 직수라 그런지 미국 규격의 트렁크 리드가 달려있습니다. 사놓고 나서야 알게 된 나님의 지능에 치얼스☆

 

 

긴 번호판으로 변경하려면 교통관리공단 차량검사소에 가서 신청을 해야 하지만 저에게는 해당이 안 되니 구청으로 빠르게 이동하여 번호판 재발급만 신청합니다. 포스팅들을 보면 이렇게 서류를 받은 후 번호판 제작소에 직접 가서 주문을 해야 한다고 하던데, 요즘은 그냥 구청에서 바로 받을 수 있게 바뀌었다고 하네요.

 

가격은 세개 해서 만 팔천 얼마. 신형 번호판은 비싸다던데, 홀로그램이 없는 구형은 싸네요. 시간은 넉넉히 하루 정도. 저는 주말이 끼어서 월요일에 찾으러 갔습니다.

 

 

정해진 시간에 맞추어 수령하면 완료. 마침 구청에 일이 있어 스리슬쩍 번호판도 챙겨 올 수 있었습니다.

 

근무지에 포터 전기차가 들어와서 약 300km정도를 주행해 보았는데, 포터 중에는 으뜸이라 생각합니다. 동네바리용이라면 이제 전기차를 미련 없이 고를 것 같아요. 물론 내 돈 주고 떠안기는 절대 싫고 장기렌트나 리스로.

 

 

원래는 앞에서 바로 직원분이 달아주시거나, 제가 직접 달고 바로 번호판을 반납해야 하는 줄 알았는데 외제차는 장착서비스를 안 해준다 캅니다. 차 두대 하나씩 끌고 올 생각에 막막했는데 감사할 따름이지요.

차에 며칠간 번호판을 쳐박아두고 나서야 공구 챙겨서 지하주차장에 내려갔습니다. 빨리 반납해야죠 기존 번호판.

 

 

첫 대상은 번호판 가드까지 갈아야 하는 타운카. 사실 여기 달려있는 번호판은 가져올 때도 딱히 더럽지가 않았는데 제가 전면주차를 하다가 벽에 찍어먹어서 번호판이 휘고 벗겨졌습니다. 헤헤 뭐 그럴 수 있죠! 범퍼만 안 박으면 됩니다. 콰직 소리 났을 때 간담이 서늘해졌는데 내려서 상처 확인하고 함박웃음 발사했어요. 

 

 

2000년대의 산물인 스뎅 번호판가드. 어찌 보면 번쩍거리는 게 오히려 타운카에는 더 어울릴 수도 있겠지만... 이왕 찌그러진 거 굳이 다시 살리고 싶은 마음은 없습니다.

 

 

위치 잡고, 플라스틱 가드 설치 후 번호판까지 장착 완료. 기존에 있던 너트들이 녹에 쩔어있어서 제거하는데 좀 시간이 걸렸습니다.

 

이왕 더러워진거 눈/비가 올 때마다 출퇴근용으로 타고 다녔더니 차가 슬슬 제 빛깔을 잃어가네요. 다음 주.. 아니 다다음 주중에 어떻게든 세차를 해 보기로 다짐합니다.

 

 

도저히 참을 수 없었던 SLK. 그래요 멀쩡한 범퍼를 굳이 후기형으로 개조하진 않았겠죠. 어디다 꼽아서 번호판과 범퍼가 함께 작살이 났을 테고... 그나마 전 차주가 애정이 있었기에 정품 범퍼로 갈아서 감사할 따름입니다. 어디 대만산 FRP보다는 백배 낫지요.

 

그래도 이왕 범퍼까지 가는 김에 번호판도 같이 갈면 좋았겠습니다만.  굳이 찌그러진 번호판을 살려서 달아야 했습니까/아!!!

 

 

저를 괴롭히던 구질구질한 번호판은 이제 없습니다. 육천원으로 마음의 평화를 찾았습니다. 

 

볼트는 따로 받은게 없어서 그냥 재사용했더니 좀 눈에 밟히긴 하네요. 나중에 벤츠마크 찍힌 거 달죠 뭐.

 

뒷 번호판도 동일하게 교체했습니다. 첫 사진에 나와있는 묘하게 깔끔한 번호판이 교체 후 번호판이에요. 

 

 

R171 범퍼가 요상스럽게 생겨서 번호판이 많이 꺾입니다. 평평하게 보이게 해주는 브라켓을 팔긴 하는데, 정품은 국내 재고가 없고 SM7이나 말리부 번호판 브라켓을 구매해서 적당히 휘어서 장착해볼까 고민했어요.

 

그냥 고민만 했습니다. 법에 저촉되는 사항도 아니고, 곡률이 심하다 보니 보나마나 브라켓이 많이 튀어나올 건데 그게 더 못생길 것 같아서요. 생긴 대로 저렇게 탈 겁니다. 이쁘네 뭐.

 

 

CLK의 번호판은 아직 깔끔한 상태입니다. 가끔 지하주차장에서 시동만 걸어주다가 한 두 달 만에 타고 나왔더니 먼지에 고양이 발자국에 난리가 아니네요. 오디오를 필두로 한 실내 작업도 더 미루면 안 되는데 겨울이라 플라스틱 깨질까 무섭다는 핑계로 미루고 있습니다. 히터 한번 빵빵하게 틀어놓고 시작하면 될 것을... ^^

 

 

여러모로 힘든 시기입니다만 희망을 붙들고 열심히 살고 있습니다. 올해까지만 잘 버티면 내년부터는 한결 숨통이 트일테니. 그전까지는 예쁘게 버텨봐야지요. 이 악물고 버틴다 하기에는 자동차들로 스트레스를 많이 풀고 있어 조금 양심에 찔리구요. 

 

날림 포스팅 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