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ni>MY2005 Mini Cooper / 뽈뽈이
CLK를 판매하고, 한 대를 다시 들여왔습니다.
모처럼 차가 한 대 줄어서 일반인에 한 걸음 더 다가가나 뿌듯했는데...개가 똥을 끊죠 그쵸?
미니 쿠퍼 2005년식. 코드네임 R50, 1세대. (사진은 전기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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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CLK를 팔고 나서, 관리하기 좀 더 쉬운 -그렇지만 우아한- 차를 가져오려 했어요. 아우디 A5라던가, 재규어 XF라던가.
그런데 막상 차가 팔리고 나니 마음이 바뀌더라구요. 떠나고 나니 새삼 느끼지만, W208이 가지고 있던 캐릭터성이 너무 강해요. 동그란 눈, 늘씬한 쿠페의 라인, 아담한 차체....
고민 끝에 내린 결론은, 어떤 차를 가져와서 타더라도 상위호환품은 없다는 것입니다. 아우디 좋지만... 또 쿠페를 굳이? 재규어 좋지만... 고배기량 세단을 또?
마침 폭스바겐은 제가 자주 타기 곤란한 상황이 되었고, 데일리로 하나 탈 차가 필요한 상황이 되었어요. 그래, 아예 차종을 달리 해서 SUV라도 하나 사자. 감성은 접어두고 실용적인 차로 가자. 짐도 싣고 얼마나 좋아. 타운카도 괜찮았는데 편하게 탈만한 미제 하나 사지 뭐 하면서 조금 내려놓고 엔카를 뒤지다가
정신을 차리고 보니 미니에 올라타 있었습니다.
사실 미니를 고려했던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에요. SLK를 가져오기 전에도 한번 시승을 했었구요. 그땐 2세대로.
저기에 나오는 '공도의 카트' 가 R56s였습니다. 제가 이제 미니를 샀으니 할 수 있는 말인데 할리의 매력은 이길 수 없었어요. 시동 걸면 조금 보로롱 하긴 하는데 뭐 소리야 요즘 현대차들도 예쁘게 나는거고... 민첩하다고는 하는데 이정도 딱딱한 서스에 이정도 무게면 다 이렇지 않을까? 싶기도 했구요.
그런데, 오히려 정신을 차려보니 이번 상황에는 미니가 가장 맞겠다 싶더라구요.
기름 빨아먹는 차가 두 대인데 SUV까지 휘발유로 사는 건 좀 아닌 것 같고. 편하게 타고 다니면서 어느정도 캐릭터성이 있는 차량. 경차만큼 마음 편하게 타지만 경차보다는 좀 나은... 그런 차량.
답은 미니에 있었습니다. 남몰래 게이같다고 생각하던 차였는데 제가 이걸 타고 있네요. 역시 사람 마음 한 치 앞도 모르는 법입니다.
고속에서 정속주행을 하면 연비는 약 16km/l정도 나오구요. 시내는 대충 9km/l 정도. 사실 요즘 쩜육 치고는 별로 안 좋은거긴 한데, 다른 두 대가 워낙 많이 쳐먹어서 이정도만 해도 충분히 만족합니다. AMG 반성해라
출력도 그냥 탈 만 해요. 고속도로에 올라가 봤자 근거리이고, 고속으로 쏠 일도 없으니 2차선에서 천천히 다니면 돼요. 소음을 이겨낸다면 뭐 한밤중의 고속도로 흐름도 잘 맞출 수는 있습니다만... 폭만 좀 넓다 뿐이지 경차급 차체를 가지고 그렇게 타고 싶지는 않네요. 하체는 겁나 훌륭합니다만... ㅋㅋㅋ
가져온 큰 이유중에 하나는 실내가 깨끗하다는 것. 묘한 패턴의 가죽 덕분인지, 아니면 관리가 잘 된 차량이라 그런지 가죽 상태도 큰 문제 없이 깔끔합니다. 뭔가 중고차는 허접한 그런 느낌이 나야하는데 별로 안 느껴져요.
자.. 여기까지는 미니 중고차<희망편> 이었구요.
이 매물을 고른 가장 큰 이유는 바로 미션이 신품으로 교체가 되어 있다는 것.
미니 1세대 쿠퍼는 트리텍 엔진에 ZF제 CVT가 들어 있습니다. 2세대 쿠퍼는 푸조...무슨 엔진에 아이신 6단 AT가 들어 있구요.
1세대는 CVT가 잘 죽습니다. 한 10만키로 타면 죽는다고 하네요. 그리고 2세대는 엔진이 문제에요. 체인가이드, 밸브스템씰....
과연 수리비가 미션이 쌀까요 엔진이 쌀까요? 저는 알고 싶지 않습니다.
일단 제 차에 유명한 시한폭탄 하나 줄어든 건 좋습니다. 엔진오일은 갈아도 미션오일은 안 갈면서 타는 사람이 많다는걸 생각해보면 미션 잘 관리하면서 타면 괜찮을수도 있어요. 라면서 행복회로 오지게 굴리고 있습니다.
그 외에 관리야 뭐 17년 된 정식수입 외제차 느낌일거고...
일단 이빨 빠진거 하나 채워넣어주고 시작합니다. 휠캡 스티커는 정품으로 9천원정도. 기본 베이스가 워낙 괜찮아서 컨디션 올리기 쉬울 것 같아요.
주문한 부품들 하나씩 오면 틈틈히 포스팅 올려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