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엽/바람

<철봉2> 페달, 핸들.

절연테이프 2021. 8. 5. 14:07

철봉1의 마지막 흔적들을 없앨 부품들을 준비했습니다.

 

 

 

먼저 핸들세트부터.

 

기존에 사용중이던 니또 스템 + 핸들 세트를 대신할 이태리제 조합을 구했습니다. 치넬리 1R 110mm + 치넬리 지로드이탈리아 400mm 바. 싯포스트와 같이 3TTT 를 맞추려 했지만 지금까지 국내서 나온 매물들은 상태 대비 가격이 너무 비싸거나, 스템 길이가 안 맞거나... 하는 상황. 포기하고 이베이를 뒤지던 와중 적당한 매물을 발견하여 빠르게 구매하였습니다. 역시 존버는 승리합니다. 

 

 

치넬리 1R 스템 가운데의 마크가 스티커이려나 싶었는데 따로 플라스틱 부품이 결합되는 구조네요. 지저분한 엠블럼을 떼어내서 살짝 다듬어만 주고 장착하였습니다. 

 

3TTT가 아닌것이 조금 아쉽지만 굳이 새로운 부품을 구할 정도는 아닌 것 같고, 어차피 안장도 치넬리고 프레임 비비쉘도 치넬리이니 이 또한 뜬금없는 브랜드는 아니라고 생각하며 이정도에서 마무리할거에요.

 

 

핸들과 안장이 모두 준비되었으니 이제 제 손이 닿을 차례입니다. 오래되어 해지고 바래고 구멍난 가죽을 벗겨내고 새로운 가죽을 재단합니다. 새 가죽은 아래쪽에 깔린 1.2mm정도 두께의 소가죽. 촉촉한 것이 아주 좋네요.

 

 

볼라레 안장의 매력포인트인 옆면 뱃지도 조심스레 떼어내어 보관합니다. 몇십년을 살아오며 몇 명의 엉땀이 배었을지 모르는 안장. 이제 덜 찝찝하게 쓸 수 있겠네요. 

 

 

핸들은 저번의 포스팅 ( <철봉> 가죽 씌우기. (tistory.com) ) 과 같은 방법으로 가죽을 재단하여 꿰매어 줍니다. 차이점이라면 이번 가죽은 펀칭이 안 되어 있어서 구멍을 직접 뚫어줘야 한다는 정도? 0.5cm 단위로 펀칭을 해 주니 적당하네요.

저번에는 밤샘하며 집에서 했지만 이번에는 넉넉하게 월급루팡을 하며 틈틈히 근무지에서 꿰매어 봅니다. 잘릴 걱정 없는(?) 생활을 하니 좋군요. 월급을 생각하면 빨리 잘리고 싶습니다만 그건 제가 정하는 게 아니니 그저 아쉬울 뿐.

 

 

내친김에 페달 또한 클릿 대신 고전적인 토클립 페달로 교체합니다. 스트랩은 새롭게 하나를 구매하고, 토클립과 페달은 창고에 짱박아두었던 MKS 실반 스트림과 동사의 더블 토클립을 사용해요. 빅토리 콘티고 스트랩을 벼뤄오다가 이번에서야 구매했습니다. 듀얼로 구매했더니 싱글 스트랩 두쌍과 스트랩 홀더 한쌍 구성이네요. 딱히 실망스럽지는 않은데 조금 허탈한 느낌. 뭐 나중에 언제든지 싱글 세팅으로 바꿀 수 있다는 점을 위안삼습니다.

 

 

분해해서 잘 닦고, 위치 맞춰서 토클립 잘 조여주고, 스트랩 감아주고 완성. 스트랩이 두꺼워서 페달 안쪽으로 넣기가 쉽지 않네요. 페달은 핸들과는 다르게 한번쯤은 다시 바꿀 것 같은 불안함이 있습니다. 결국은 캄파를 가지 않을까 싶어요.  아님 지피엠이나 미케같은 유럽제로라도요.

 

장착이야 뭐 육각하나로 뚝딱 가능하니 순식간에 완성됩니다.

 

 

번거롭긴 해도 확실히 만족도는 높아요. 실은 일부러 아이보리를 사용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차라리 검정으로 했어야 때가 덜 타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근데 타야 손때도 묻고 할텐데 저는 안 타잖아요?

아마 오래오래 깨끗할 거에요.

 

 

안장 또한 오래오래 깔끔할 예정.

 

 

여기까지 해서, 큼지막한 부품들은 이제 바뀌지 않을 예정입니다.

작년 5월달에 프레임을 가져왔으니 1년 3개월정도 걸린 셈이네요. 천천히 만들겠다고 생각했는데 정말로 천천히 만들어져서 기분이 좋습니다. 뱉은 말에 책임을 지게 되었어요.(?)

 

반짝반짝 한 것이 아주 마음에 듭니다. 이제 넓은 집으로 이사하면 거실 TV 공간에 스탠드 짜다가 자전거 세워두는게 목표입니다. 저런거 타는거 아님여 ㅇㅇ 장식용임.